올해에 사진을 뒤적거리며 11장의 사진을 찾았다.
이게 정말 올해의 내가 걸어온 길이구나. 생각이 들며 즐겁게 글을 써내려가 봤다.
잘 지냈던 2024, 그리고 곧 나에게 다가올 2025.
행복 가득하여라!!
1. 요리-유아식
아이가 이유식에서 유아식으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요리와 육아로 바쁜 날들을 보냈다.
돌 이전까지는 어떤 음식을 해줬는지 꼼꼼히 정리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기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밥부터 누들, 파스타, 주먹밥, 한 그릇 요리, 떡갈비와 양고기 랙, 식물성 재료 식단과 베이킹, 쿠키와 케이크까지 정말 다양한 시도를 했고, 그만큼 많이 배우고 있다.
2. 좋은 습관(새벽운동 +)
새벽 운동을 작년부터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중간에 한국을 다녀오거나 여러 일로 루틴이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인스타그램에 한동안 운동 기록을 업로드하다가 지금은 잠시 멈춘 상태지만, 조만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운동을 계속하다 보니 나만의 시퀀스도 자연스럽게 생겼고, "앞으로 어떻게 더 잘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더 깊어졌다.
육아를 하며 느낀 한 가지는, ME TIME이 필수 조건이라는 점이다.
3. 샐러드, 그리고 베지테리언
샐러드와 채소를 원래 좋아했지만, 건강과 몸 관리를 위해 꾸준히 먹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예전에는 배부르게 먹는 스타일이었는데, 이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하며 식단에 변화를 주고 있다. 관심이 커지면서 Plant-Based Nutrition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는데, 아직은 첫걸음 단계다.
신랑의 친척분이 싱가포르 방문 당시 베지테리언이 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나 역시 어느 정도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라고 할 수 있다.
베지테리언 식당이나 메뉴를 종종 선택하고, 비행기에서도 베지테리언 메뉴나 글루텐프리 메뉴를 즐겨 시도한다. 제한식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는 중이다.
앞으로도 요리를 통해 계속 배우고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싶다.
4. 한국
올해는 한국에 두 번 다녀왔다.
아이와 좋은 시간을 보냈고, 신랑과는 아이가 잠든 틈을 타 결혼 전에 자주 가던 오뎅바를 찾아가기도 했다. 짧게나마 구경도 다녔는데, 신혼 때 타던 차를 다시 타보니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참 즐거웠다.
연초에는 내 동생이 결혼식을 올렸는데, 우리 아이가 화동 역할을 아주 멋지게 해냈다. 또, 아이의 두 번째 생일을 한국에서 맞아 온 가족과 함께 축하할 수 있어 더욱 특별했다.
한국을 정말 자주 다녀왔었고 그러고 싶지만, 이제 아이가 프리스쿨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예전처럼 자주 가는 것이 어려워졌다. 내년에도 한두 번은 꼭 다녀오고 싶다.
5. 프리스쿨
아이가 프리스쿨을 다니기 시작했다.
중간에 자주 아파서 한 달을 통째로 쉬기도 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적응해서 (거의)매일 즐겁게 다니고 있다. 요새는 다른 아이들 엄마들과도 조금씩 친해지는 중이다. 오늘은 비가 와서 하원 후에는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뛰어놀지는 못하겠네.
사실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려 했다가 이 프리스쿨을 유지하려고, 이사할 집도 바로 집 근처로 알아보았고 곧 이사갈 예정.
6. 데이트
매주 목요일 오전에 데이트를 하게 됬다.
물론, 바쁘면 스킵하기도 하고- 요새는 안한지 조금 되었는데.
아이가 프리스쿨을 가면서, 삶에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새로운 카페도 가보고, 같이 점심도 먹고. 아이없이 할 수 있는 걸 해보는 것도 정말 재미있다.
가령, 매운 메뉴를 시킨다던가. 하는 소소한 것인데도!
7. 영상제작
영상 제작을 몇 번 시도해봤다.
재미있긴 했지만, 시간도 꽤 걸리고 작업 타이밍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아서 지금은 잠시 쉬고 있는 상태다. 그래도 곧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아이의 사진이나 영상을 남겨두면 시간이 지나 돌려볼 때 참 재미있다.
비록 얼마 전에 포켓2를 잃어버리긴 했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소중한 순간들을 더 많이 기록하고 싶다.
8. 동생네 부부 싱가방문
사실, 싱가포르에 살면서 한참 사람들에게 놀러오라고 얘기를 했었다.
그런데 다들 오지 않았다...흑흑. 재워준대두.
싱가포르가 가까운 듯하면서도 비행기값이나 걸리는 시간이 만만치 않고, 동남아 국가라고 해서 저렴하지도 않은 데다,
특별히 "이걸 보러 오라!"고 할 만한 명소도 적어서 그런 것 같다.
동생네 부부는 우리집에 온 첫 손님이었다.
제일 좋아해준 건 우리가 자주가는 치킨라이스를 먹으러 갔을 때.
다음에 또 놀러오기 전에 맛있는 곳을 찾아놔야겠다.
9. 가족여행
한국 외에, 아이와 함께 그리스와 스위스를 방문했다.
신랑은 아이거벽뷰를 제일이라고 생각하던데, 나는 파란 하늘과 초록색잔디, 그리고 소와 염소등의 목가적인 풍경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혼자 운동을 하고 아침을 준비하면서, 고요한 가운데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졌다.
여기에 집을 사는 외국인도 있다고 듣고, 집값도 알아봤었다. 집값이 생각보다 쌌는데, 여기서 생활하는 물가가 비쌌다.
(언젠가 정말 살지도 모른다는 상상아래) 추위를 어떻게 감당하지? 하는 생각이 엄습했다.
아이가 한번도 아프지 않았고, 함께 즐겁게 여행해주었다.
아이가 우리 차는 비행기타고 쓩~~ 가야지 있다고 한다.(렌트카야..)
레스토랑은 대부분이 정말 맛이 없었고, 퐁듀도 너무 짰지만 풍경이 다했다.
오랫동안 간직하고 기억해야 할 좋은 추억이 또 생겼다. (남은건 포스팅)
다음번에는 아빠와 함께 가기 위해 동생과 모임통장을 시작했다.
10. 중국어 공부
이전부터 배우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정말 시작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처럼 중국어가 자연스럽게 들리는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건, 너무 좋은 기회가 아닐까?
물론 쉽지 않겠지만,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아이가 프리스쿨에서 중국어를 거의 못한다는 평가지를 받았었는데, 다행히 최근에는 좀 알아듣고 말도 한다고 한다.
가끔 아이가 중국어를 하면 나도 신랑도 알아듣지 못했는데, 나도 배워서 아이랑 중국어로 대화해보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중국어로 말하면 아이가 은근 좋아한다.
11. 오블완 블로그 21일 챌린지
올해는 다양한 챌린지에 도전하며 꽤 바쁘게 보냈다. 운동, 원서 읽기, 독서 모임, 그리고 지금 진행 중인 블로그 21일 글쓰기 챌린지까지.
특히 블로그 21일 챌린지는 매일 글을 쓰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시작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그래서 신랑에게 미리 부탁했다. "아무리 바빠도 저녁에 블로그 글을 쓸 시간을 꼭 확보하게 해달라"고. 덕분에 21일간 정말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정보성 글도 쓰고 싶고, 레시피나 일상 이야기도 쓰고 싶고... 하고 싶은 건 정말 많았는데, 막상 글로 다 담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아쉽게도 실수로 챌린지 등록에서 한 글이 제외되어 21일을 채우진 못했지만, 꾸준히 글을 써낸 21일간의 노력은 스스로에게 큰 성취감으로 남았다.
"올해 또 하나 해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12월에는 12개라면...
아마도 12월에 추가될 것은 '자유부인 여행' 또는 '이사'가 되겠다.
자유부인 여행
며칠 뒤, 출산 이후 처음으로 아이 없이 여행을 떠난다. 이번 여행은 친한 언니와의 크라비 여행이다. 미국에 살다가 한국으로 들어온 언니가 이번에 시간을 내 싱가포르에 들르고, 함께 여행을 계획하게 됐다.
언니와는 과거에 스페인 여행을 함께 했던 추억이 있고, 멀리 떨어져있는데도 가끔 연락이 닿아 “여행 갈까?” 이야기하다가 그렇게 진짜 간다. 신기하게도, 언니와는 무엇을 함께해도 어려운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스페인에서 내 여권을 도둑맞았을 때란. 나와 달리 고민이 적고 생각이 단순명쾌한 언니와 있으면 내가 가진 복잡한 마음도 조금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요즘엔 아티스트로도 활동하는 언니를 보며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내 주변에는 닮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 참 감사하다. 나도 언젠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연말엔 이사
12월에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 간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새로운 집에서 보낼 예정이다. 설렘과 걱정이 뒤섞인 상태다. 지금보다 훨씬 작은 집으로 옮기게 되어, 공간을 어떻게 잘 활용할지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건축 전공을 살려 도면을 찾아 배치 아이디어를 짜는 등. 집을 일찍 결정해서 잘했다 싶었는데, 오히려 생각이 많은 나에게는 독이된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사는 새로운 시작이다. 작은 문제들이 생기더라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 믿는다. 마음의 여유를 유지하며 이 변화의 순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자유부인 여행과 새로운 집. 12월은 올해의 마무리이자 새해를 준비하는 전환점이 될 것 같다.
(미리) 모두 행복한 한해 마무리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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